지름신 제조 공장(?) 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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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했던가.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제품을 구매하려면 제품의 가격, 성능, 내구성, 디자인 등이 종합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하지만 갈수록 제품의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어서인지 일반적인 상품 구매에 있어서 디자인이 미치는 영향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것 같다. 같은 성능의 제품이라면 더 뛰어난 디자인에 더 높은 값을 쳐 주기도 한다.

사람의 판단이란 건 어떨 땐 정말 직관적이고 단순한가 보다. 미국 펜실베니아대 심리학과 로버트 쿠르즈반(Robert Kurzban)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만 명이 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첫 3초간 얻은 인상 정보만으로 교제 여부를 결정한다고 한다. 인생의 중요한 한 부분이 될 이성과의 교제에 있어어도 이렇게 빠른 시간 내에 판단이 가능한데, 전자제품이야 오죽하겠는가. 소비자가 상품 진열대에서 '이 제품 참 마음에 든다'고 판단하는 데에는 불과 0.6초 밖에 걸리지 않으며, 최근 소비성향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의 80%가 감성적인 판단으로 상품을 구매하며 단지 20%만이 논리적인 판단으로 구매를 결정한다고 한다.


그런 면에서 애플(Apple)은 그 어느 회사보다 디자인을 잘 활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 많은 사람들은 한 손에 아이팟(iPod)을 들고 다니고, 또 학교나 공공장소에서 맥북(MacBook)을 보는 일도 흔해졌다. 하지만 예전에 매킨토시(Macintosh)라는 이름은 '고가의, 기존의 컴퓨터(IBM 호환)와는 다른 특이한 컴퓨터'라는 인상이 강했다. 더욱이 국내에서는 구매 자체가 많지 않았고 제품이 독점 공급되면서 다른 나라보다 더욱 비싼 가격에 팔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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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cintosh II


그렇게 고가라는 이미지가 있었음에도 애플, 혹은 매킨토시라는 이름은 그 자체만으로도 매력이 있었다. 매킨토시의 매력 속으로 나를 몰아 넣었던 가장 초기 제품 가운데 하나는 아마도 매킨토시 클래식이었던 것 같다. 1990년대 초반에 등장한 매킨토시 클래식은 1984년 등장한 최초의 매킨토시 디자인으로부터 디자인 DNA를 그대로 물려 받은 모니터 본체 일체형 컴퓨터였다. 가격도 999달러로 저렴하게 책정했던 보급형 컴퓨터로, 지금으로 따지면 아이맥(iMac) 급에 해당하는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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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cintosh Classic


사실 따지고 보면 애플의 제품이 항상 혁신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매킨토시는 당시의 흉물스럽던 IBM PC와는 달리 마우스와 GUI(Graphical User Interface)를 자랑했지만, 사실 그것은 Stanford Research Institute와 Xerox에서 개발한 것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었다. 어떤 제품은 기존에 존재하는 것들에 더욱 예쁜 포장을 씌워 판매한 것에 불과한 제품도 있었다. 아이팟이 세계 최초의 MP3 플레이어가 아니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도 있었던가? (물론, 아이팟의 휠만큼은 누가 뭐래도 정말 멋진 놈이다!) 하지만 이러한 디자인은 그 자체만으로도 매니아를 만들어 내기에 충분했다.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서 쫓겨나 넥스트(NeXT) 컴퓨터사를 설립했을 때도 그랬다. (어쩌면 애플의 디자인 철학은 스티브 잡스의 고집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비록 모니터 포함 6,500달러라는 무시무시한 가격에 판매가 시작되었음에도 그 가로 세로 높이 각 12인치의 매력적인 정육면체 디자인은 많은 사람들의 가슴 속으로 파고들었다. (참! 또 한 가지! 지금 우리가 거의 하루도 빼놓지 않고 사용하는 웹(World Wide Web)! 세계 최초의 WWW 서버가 넥스트 큐브(NeXTcube)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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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XTcube


참 묘한 것이, 마이크로소프트와 빌 게이츠를 떨어뜨려 놓고 생각하기 힘들 듯, 애플과 스티브 잡스의 관계도 떨어뜨려 놓기 참 힘들다. 그래서인지 스티브 잡스가 자신이 설립한 회사에서 쫓겨나고, 재기를 위해 넥스트라는 컴퓨터를 세우고, 별 생각 없이 인수했던 픽사(Pixar)가 대박을 치고 또 넥스트 컴퓨터의 OS였던 넥스트 스텝을 들고 애플로 재입성하기까지의 과정이 사실보다 조금 더 드라마틱하고 로맨틱하게 그려지기도 하는 것 같다.

아무튼 잡스가 애플로 재입성한 후, 애플은 아이맥을 통해 그 간의 부진을 말끔히 씻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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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c


이것이 애플 회생의 신호탄이 되었고 마침내 아이팟을 통해 디지털 리더로서의 이미지를 재구축하게 된다. 최초의 MP3 플레이어도 아니고, 기능이 다른 제품에 비해 월등하지도 않지만 손에 착 달라 붙는 멋진 휠과 한번 사로잡은 시선은 절대 떨어지지 못하게 하는 아름다운 디자인으로 세계 시장을 석권한 것이다. 사람들은 이제 애플과 함께 디자인을 떠올린다.


그리고 여기에 내 시선을 끌고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는 애플의 라인업이 등장했다! 마치 '나 좀 사 주세요'라는 애절한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며 애원하는 듯하다. 지금 나는 이들 제품 중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이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언젠가는···'이라는 각오가 불현듯 솟아오르고야 만다.

자, 지금부터는 나의 혼잣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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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d, iPod nano, iPod shuffle

여기서 갖고 싶은 건, 가장 왼쪽에 있는 아이팟. 역시 용량은 빵빵해야 한다. 다른 두 제품(아이팟 나노와 셔플)은 예쁘기는 하지만 별로 구매욕구가 생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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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c (24" model)

최근의 아이맥. 현재 17인치, 20인치, 24인치 모델이 나와 있다. 가지고 싶은 것은? 24인치 모델. 나머지 모델은 예쁘기는 하지만 화면이 너무 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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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cBook Pro

맥북프로! 가지고 싶은 것은 17인치 모델. 15인치 모델은 역시···. 화면이 너무 작다! 나에게 무게는 중요치 않아! 넓은 화면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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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cPro

진정한 강자 맥프로!


P.S. 나는 "예쁘지만 성능 좋은 하이엔드급 모델"을 갖고 싶다. 아이맥이라면 아이맥 24인치 모델을, 맥북프로라면 17인치 모델을, 그렇지 않다면 맥프로를 갖고 싶다. 가끔은 왜 사람들이 "작고 예쁜 모델"만을 원하는지 의아할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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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XIFEE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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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3.12 18:18
     url  edit  reply

    우,,, 클래식 너무 이쁩니다 ㅠㅠ

    • Favicon of http://exifeedi.tistory.com BlogIcon ExiFEEDi
      2007.03.12 18:42  url  edit

      지금 봐도 예쁘지만
      당시 IBM의 PS/2와 비교해 보면 더더욱 그렇죠.
      (좀 과장해서 얘기하면) 꿈에서도 나올 정도였어요 ^ㅡ^;


  2. 2007.03.13 16:33
     url  edit  reply

    맥킨토시 정말 처음 봤을때(93년) 어떤 기종인지는 잘 모르겠지만..클래식 비슷한 모델이었던거 같습니다. 도스 화면 만 보다가 GUI를 보았을때 너무 신기했지요..정전기도 매력적이었고..ㅎㅎ

    • Favicon of http://exifeedi.tistory.com BlogIcon ExiFEEDi
      2007.03.13 19:28  url  edit

      저도 처음 맥을 구경(?)했을 때의 짜릿했던 기억이 나네요~
      이렇게 기분 좋게 만드는 제품이 많이 나오면 좋겠어요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