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선거 시스템에 대한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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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당의 대통령 후보 선출

12월 19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에서 후보를 선출하고 있다. 8월 20일, 한나라당에서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었고, 8월 23일에는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이 범여권 후보로 출마를 선언했다. 문국현 후보는 현재 독자세력화하여 가칭 창조한국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에서는 9월 16일, 심상정 의원을 근소한 표차로 앞선 권영길 의원이 선출되었으며, 민주당의 이인제 후보는 10월 14일 광주·전남 지역 경선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아 남은 경선 일정에 상관 없이 1위를 확정지었다. 그리고 10월 15일, 마지막으로 대통합민주신당에서 정동영 의원이 후보로 선출되었다.

이명박 후보는 말도 많고 탈도 많고, 언론에서 그리고 방송에서 숱한 뭇매를 맞으면서도 꿋꿋하게 50% 내외의 지지율을 이어가고 있다. 추석 연휴 직후 시행한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도덕성과 관련하여 의혹이 들지만 그래도 지지하겠다고 한다. 상황 자체가 참으로 아이러니컬하다. 마땅히 뽑아야 할 사람은 아닐 수도 있지만 찍을 수 있다는 이야기 아닌가? 어쨌든 꾸준히 지지율을 유지해 나가는 것을 보면 지금까지 선거에서의 부동층(浮動層)과는 다른 것 같기도 하다. 마음을 정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일종의 기대는 하고 있다는 것이니까.



뽑을 사람이 없는 선거

아무튼 이번 대통령 선거를 보면, 참 미지근하게 흘러가는 것 같기도 하다. 어쩌면 지난 번 대선에서 당시 노무현 후보가 압도적으로 앞서 나가던 이회창 후보를 극적으로 따돌린 사건이 뇌리에 깊숙이 자리잡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이런 분위기가 웹에서도 고스란히 반영되는 것 같다. 그런데 "정말 뽑을 사람 없다", "대안이 없다", 혹은 "누구누구는 대통령이 안되면 좋겠다"는 글을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뽑을 사람이 없으면 안 뽑으면 되잖아? 아님, 반대표를 던져?'

오늘 이야기는 바로 여기에서 시작한다.


1987년을 떠올리며

지금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이것이다. "아니, 이러다 누구누구가 되면 어떡하지? 그 사람만 아니면 좋겠는데···." 그리고 그런 일은 과거에 실제로도 일어났었다.

1987년 제13대 대통령 선거가 그러했다.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정의당(약칭 민정당)에서는 노태우가 후보로 나섰고, 야당이었던 통일민주당(약칭 민주당)에는 김영삼과 김대중이 후보 다툼을 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끝끝내 후보 단일화를 이루지 못했고 김대중 후보가 평화민주당(약칭 평민당)을 창당하며 독자 후보로 나서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대통령 자리는 노태우에게 돌아갔고, 이 사건은 후보 단일화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지지 세력이 어떻게 흩어지게 되었는지를 잘 보여 주고 있다.

당시 선거 결과를 나타낸 표를 보면 더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당시 노태우 후보의 지지율은 36.6%였지만 김영삼, 김대중 두 후보의 지지율을 합하면 55%나 된다. 두 사람은 그 탓에 민주화가 한참 후퇴했다는 욕도 많이 먹어야 했다.

정당
후보
득표
득표율(%)
비고
민주정의당
노태우
8,282,738
36.6 %
 
통일민주당
김영삼
6,337,581
28.0 %
 
평화민주당
김대중
6,113,375
27.0 %
 
신민주공화당
김종필
1,823,067
8.1 %
 
사민당
홍숙자
0
0 %
사퇴
일민당
김선적
0
0 %
사퇴
한국당
신정일
46,650
0.2 %
 
무소속
백기완
0
0 %
사퇴


사표론(死票論)은 거부한다

지금 여기에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후보 단일화를 이루어야 한다, 혹은 말아야 한다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다. 더욱이 개인적으로는 "사표론(死票論)"을 아주 지긋지긋해 한다. 사표론의 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다. A라는 후보는 무조건 막아야 하는데 너희가 B를 지지하면 C가 당선이 될 수 없다. 어차피 너희 표는 버리는 표나 마찬가지니까 B 대신 C를 찍어라, 뭐 이런 게 언제나 등장하는 전형적인 사표론이 되겠다.

그런데 이 사표론이라는 녀석, 정말 웃기는 놈 아닌가? 나 때문에 A라는 애가 되면 어떡하냐고, 그러니까 B 대신 C에게 표를 던지라고 하는 건 C의 표를 긁어 모으기 위한 교묘한 책략에 불과하다. 어차피 선거는 뚜껑을 열어 봐야 아는 거고, 결과가 나오기 전에 이렇다 저렇다 말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여론 조사 결과는 참고 자료일 뿐이다. 그리고 투표는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에게 표를 던지는 행위이다. 그런데도 자신의 정책을 홍보함으로써 지지율을 높이려 하지 않고 마치 선거 결과는 이미 결정난 듯 이야기하여 심리에 호소하는 "사표론"은 내 생각에 정공법이 아닌 편법으로만 보인다.


관심의 표현? – 반대하는 후보에게도 표를!

그래서 생각한 것이, "지지하는 후보에게만 표를 던지지 말고 반대하는 후보에게도 투표하자"는 것이다. 아래 그림처럼 지지하는 후보에 대해 한 표 던지고, 반대하는 후보에게도 한 표 던지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경우 이런 장점이 있다. 먼저, 갈수록 낮아지는 투표에 대한 관심을 조금이라도 환기시킬 수 있다. '뽑을 사람이 없다' 혹은 '누구누구는 절대로 안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표를 모을 수 있다. 이런 경우, 누구를 지지해야 할지 마음을 결정하지 못한 사람이라도 누구는 찍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에 투표소에 갈 수도 있으니 투표율 재고에 도움이 될 것이다.


두 번째로, 정치적으로 같은 지향점을 가진 후보가 독자적으로 출마하여 이들을 지지하는 표가 분산되더라도 상대방 후보를 견제할 수 있다. 다음 상황을 보자. 아래에 보이는 상황은 지지율과 반대율이 모두 높은 경우에 대한 예이다. 그림에서 다섯 명의 후보 가운데 "가" 후보의 지지율이 30%로 가장 높다. 반면, 반대율(혹은 거부율) 역시 45%로 가장 높은 상황이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라면 지지율이 높은 경우 반대율은 낮을 것이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1987년 대통령 선거와 같은 상황에서는 이러한 상황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 동일한 정치적 지향점을 가진 후보의 세력이 둘 이상으로 나뉘어 표가 분산되는 상황이다. 이때, 지지율이 1등이더라도 특정값(예를 들어 40%) 이상의 거부율이 나오면 지지율 2위인 후보와 재선거를 치른다던지 하는 방식을 취할 수도 있다. 아마 이런 선거 방식이었으면 지난 1987년과 같은 일은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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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쓸 데 없는 소리라고 웃어 넘길 사람도 많을 것이고, 나 역시 떠오르는대로 마구 써 내려가다 보니 헛점이 많은 제안일 수도 있겠다 싶다. 하지만 대통령을 선출한다는 것은 한 나라의 운명을 뒤흔들 수 있는 중요한 일이니 이런 작은 생각이라도 국가의 발전을 위해 조그마한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한번 써 보았다.

아직 선거일까지는 두 달이 넘게 남았고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무서운 것은 국민의 "무관심"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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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XIFEE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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