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택시에서 카드 결제기를!
최근 결혼 준비 때문에 대구와 대전을 자주 오가게 됩니다. 그러던 중 대전에서 택시를 탔는데,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희한한 단말기가 하나 설치되어 있더군요. 마치 백화점에서 종종 볼 수 있는 간이 카드 결제기와 비슷하게 생겼더군요. 그래서 기사님께 이게 무엇인지 여쭈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아니나 다를까, 신용카드로 택시 요금을 결제할 수 있다지 않습니까!
현재 약 1,600대의 택시에 카드 결제기가 장착되어 있다는데요, 대전일보 2008년 9월 4일 기사에 따르면 현재 대전에는 법인 택시 3,365대, 개인 택시 5,400여 대가 운영 중이라고 합니다. 즉, 총 8,800대 가량의 택시가 운행 중인데 그 중 1,600대에 장착이 되어 있으니 장착률이 약 18% 정도 되는군요.
또 앞좌석과 뒷좌석 사이의 공간—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의 수납 공간—에도 카드 리더가 장착되어 있었습니다. 가만히 보니 카드를 소위 “긁어서” 결제하던 방식이 아니라 버스나 지하철 등의 대중 교통에서 이용되는 비접촉식 방법을 사용하더군요.
카드 전표를 보면 거래 일시와 승하차 시간, 승차 거리, 승차 요금이 표시됨을 알 수 있습니다. 거래 일시는 오전 11시 47분인데 승하차시간은 13:29 - 13:40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전표가 잘못된 게 아니라면 제가 탑승하고 있던 시간이 13분 29초에서 13분 40초 사이라는 걸로 보이네요.
더욱 편리하고 정확하게
서울에도 신용카드로 택시 요금을 결제할 수 있다고 들었지만 직접 탑승한 적은 아직 없네요. 대전 지역에서 신용카드로 요금을 결제할 수 있는 택시를 타고 느낀 점은 아직은 신용카드 전표가 출력되는 데 시간이 조금 걸린다는 점입니다. 가끔은 행선지까지의 일정이 워낙 급해서 택시를 타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현금으로 결제하는 게 더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내가 언제 어떤 곳으로 가고 있었고 요금이 정확하게 얼마인지를 알고자 한다면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것도 참 좋은 방식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최근에 MBC의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 <불만제로>에서 택시 요금을 속이는 나쁜 택시 기사들에 대한 방송이 있었다는데, 신용카드를 이용하여 거리와 시간, 요금이 좀더 투명하게 드러난다면 그러한 문제가 많이 수그러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홍보?
택시에서 내리려는데 기사분께서 명함을 한 장 건네셨습니다. 대전 지역에서 택시를 이용할 일이 있을 때 전화하라고 주셨는데요, 앞면에 대전광역시 지정 브랜드택시라는 문구 아래에 내 차보다 편한 차 - 양반콜이라 적혀 있더군요. 전화 번호는 042-586-8000입니다. 이거 꼭 홍보글 같네요. >ㅂ< 기사분께서 이 번호로 전화를 하면 콜 비도 따로 받지 않고 대기해 주신다고 하시네요. 대전 지역에서 택시를 이용할 일이 있으면 유용할 것 같습니다.
명함 뒷면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습니다.
- 승객 승·하차시에는 항상 밝은 미소로 인사하겠습니다.
- 안심귀가서비스 제공으로 여성, 노약자 등의 안전한 이동을 보장합니다.
- 승차거부, 부당요금, 합승은 절대 없습니다.
- 분실물 걱정이 없으며, 단거리(기본요금) 이용 승객도 적극 환영합니다.
- 잘못된 서비스 및 불편, 불만사항에 대해서는 즉시 시정 조치하겠습니다.
마무리
세상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데 우리 사회 한 구석은 아직도 구태의연한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곳도 간혹 보입니다. 저도 시내버스나 고속버스, 지하철은 신용카드를 이용할 수 있는데 왜 택시나 시외버스는 그렇지 않을까하고 의아할 때가 많은데요, 그래도 이와 같이 조금씩 신용카드 리더가 택시에도 보급되고 있다는 사실이 반갑습니다. 아직은 택시가 바람직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교통 수단으로 인식되지 못하고 있지만 이처럼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으니 앞으로는 지금보다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앞으로도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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