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블로그에서 <다양한 일본의 자판기들>이라는 글을 보자 문득 예전 학교 기숙사에 있던 즉석 라면 자판기가 떠올랐다. 이 자판기는 컵라면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네모난 은박 접시에 일반 라면을 "끓여" 판매한 것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사진에서는 아무리 뒤져 봐도 자판기 사진이 없었는데, 한 블로그에서 비슷하게 생긴 자판기를 발견했다. 색상은 조금 차이가 있지만 (기숙사에 있던 것은 빨간색) 생김새와 동작 방식은 동일하다.
아래 그림은 기숙사에 있던 것과 동일한 즉석 라면 자판기이다. 색상도 빨강이라 더욱 닮아 보인다. 왼쪽, 오른쪽으로 총 두 개의 배출구가 있어서 두 사람이 동시에 주문하더라도 문제없다.
사회에 나오고 나서는 저러한 라면 자판기를 보지 못했다. 게다가 예전에는 배고프면 천 원짜리 한 장 들고 쪼르르 달려가면 배고픔을 해결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라면 자체를 접할 기회도 확연히 줄어들었다. 건강을 생각하면 다행인지도 모르지만, 가끔 라면이 생각날 때도 있다.
개인적으로 보자면 즉석 라면 자판기에서 나오는 라면이 입맛에 맞았다. 사실 기숙사에서 제공하던 면은 <진라면>이었는데, 개인적으로 <진라면>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내가 즐기던 건 <너구리>나 <짜파게티>, <오징어 짬뽕> 등 대체로 면발이 굵은 면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즉석 자판기에서 나오는 라면이 입맛에 맞았던 것은 그 꼬들꼬들한 맛이다.
즉석 라면 자판기는 흔히 "끓인" 라면 자판기라고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끓인" 것이 아니라 "익힌"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자판기 앞에는 수온을 나타내는 LED가 달려 있었는데, 보통 94도에서 98도 사이를 가리켰다. 물이 끓으려면 일단 정상 기압이라고 가정하면 최소한 100도가 되어야 하는데 그에 미치지 못했으니 끓는 물에 면발을 삶지는 못했을 것이고, 다만 은박 접시에 담긴 면에 뜨거운 물을 부어 일정 시간 익혀서 내놓는 것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보통 라면을 끓이면 실수로 물을 너무 많이 붓거나 시간을 잘못 재거나 해서 때로는 지나치게 흐물흐물해지기도, 때로는 물이 너무 졸아서 진득진득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라면 자판기는 항상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양의 물을 넣어서 나왔고 그 씹는 맛이 꼬들꼬들했던 것이다. 그래서 라면에 둥둥 떠 있는 기름 덩어리 정도는 가볍게 용서해 줄 수 있는 넓은 아량도 베풀곤 했다.
간만에 발견한 글에서 찾아낸 맛있는 추억. 문득 야식이 당기는 새벽이다.
일본의 라면 자판기 (http://cfs3.tistory.com/upload_control/download.blog?fhandle=YmxvZzEwMzk3OEBmczMudGlzdG9yeS5jb206L2F0dGFjaC8wLzYuanBn)
내가 가지고 있는 사진에서는 아무리 뒤져 봐도 자판기 사진이 없었는데, 한 블로그에서 비슷하게 생긴 자판기를 발견했다. 색상은 조금 차이가 있지만 (기숙사에 있던 것은 빨간색) 생김새와 동작 방식은 동일하다.
아래 그림은 기숙사에 있던 것과 동일한 즉석 라면 자판기이다. 색상도 빨강이라 더욱 닮아 보인다. 왼쪽, 오른쪽으로 총 두 개의 배출구가 있어서 두 사람이 동시에 주문하더라도 문제없다.
기숙사에 있던 것과 동일한 라면 자판기 (사진 출처: http://www.vm114.com/)
사회에 나오고 나서는 저러한 라면 자판기를 보지 못했다. 게다가 예전에는 배고프면 천 원짜리 한 장 들고 쪼르르 달려가면 배고픔을 해결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라면 자체를 접할 기회도 확연히 줄어들었다. 건강을 생각하면 다행인지도 모르지만, 가끔 라면이 생각날 때도 있다.
개인적으로 보자면 즉석 라면 자판기에서 나오는 라면이 입맛에 맞았다. 사실 기숙사에서 제공하던 면은 <진라면>이었는데, 개인적으로 <진라면>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내가 즐기던 건 <너구리>나 <짜파게티>, <오징어 짬뽕> 등 대체로 면발이 굵은 면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즉석 자판기에서 나오는 라면이 입맛에 맞았던 것은 그 꼬들꼬들한 맛이다.
즉석 라면 자판기는 흔히 "끓인" 라면 자판기라고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끓인" 것이 아니라 "익힌"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자판기 앞에는 수온을 나타내는 LED가 달려 있었는데, 보통 94도에서 98도 사이를 가리켰다. 물이 끓으려면 일단 정상 기압이라고 가정하면 최소한 100도가 되어야 하는데 그에 미치지 못했으니 끓는 물에 면발을 삶지는 못했을 것이고, 다만 은박 접시에 담긴 면에 뜨거운 물을 부어 일정 시간 익혀서 내놓는 것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보통 라면을 끓이면 실수로 물을 너무 많이 붓거나 시간을 잘못 재거나 해서 때로는 지나치게 흐물흐물해지기도, 때로는 물이 너무 졸아서 진득진득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라면 자판기는 항상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양의 물을 넣어서 나왔고 그 씹는 맛이 꼬들꼬들했던 것이다. 그래서 라면에 둥둥 떠 있는 기름 덩어리 정도는 가볍게 용서해 줄 수 있는 넓은 아량도 베풀곤 했다.
간만에 발견한 글에서 찾아낸 맛있는 추억. 문득 야식이 당기는 새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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