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에 갇혔습니다

rss
제가 근무하는 회사 건물에는 엘리베이터가 총 네 대가 있는데요, 1층에 들어서면 그 중에서 세 대만 보입니다. 한 대는 건물에 입주한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있습니다. 저는 6층에서 근무를 합니다.

오늘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1층 복도를 지나 엘리베이터 앞에 섰습니다. 오른쪽에 엘리베이터가 두 대, 왼쪽에 한 대가 있네요. 마침 왼쪽에 있는 엘리베이터가 1층에 서 있길래 올라 탔습니다. 그리고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6층 버튼을 눌렀죠.

엘리베이터에는 저 혼자만 올랐습니다. 엘리베이터가 참 빠르게 올라가서 좋습니다. 평소에는 2층부터 5층까지, 사람들이 들락날락해서 참 답답하거든요.

드디어 엘리베이터가 6층에 섰습니다. 그런데, 문이 열리지 않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참 의아하지만, 그 순간 제 머릿속에는 저 엘리베이터 문을 열어야겠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엘리베이터 안에는 비상 버튼 같은 게 있지만 그런 건 생각나지도 않더군요. 오로지 저 문을 열자, 이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아무런 망설임없이 두 손등을 맞대고 그렇게 맞댄 두 손을 엘리베이터 문틈으로 집어 넣었습니다. 그리고 옆으로 벌렸죠. 조금 뜻밖이었는데, 엘리베이터 문은 생각보다 손쉽게 열렸습니다. 문이 1/3 정도 열리자마자 바로 엘리베이터에서 내렸습니다. 내리자마자 엘리베이터 문은 다시 닫히고 말았습니다.

내리고 나서야 든 생각이지만 만약 문을 열고 내리려다 엘리베이터 문 사이에 제가 끼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리고 그때 누군가가 그 엘리베이터를 움직이도록 버튼을 눌렀다면? 엘리베이터 만든 사람들이 이 정도의 고려조차 없이 엘리베이터를 만들지는 않았기를 바라지만 만약 아무런 보호 장치없이 그러한 일을 겪게 된다면 그 결과는 상상하고 싶지 않네요.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엘리베이터에 갇혀 보니 썩 유쾌하지는 않더군요. 다시 당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피로  (0) 2009.02.15
2천원 벌었습니다.  (2) 2009.01.19
주말 부부  (0) 2008.12.27
고양이 쥐 생각하듯  (0) 2008.12.25
도박으로 날린 ‘로또 1등의 추억’  (0) 2008.09.30
결혼 준비  (0) 2008.09.29
“엄마 친구 아들”보다 무서운  (0) 2008.09.28
고향땅에서  (0) 2008.09.13
고향으로 출발합니다  (0) 2008.09.12
Test your color IQ  (0) 2008.09.08
Posted by EXIFEED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