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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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토요일 오후, 특별한 사전 정보 없이 영화를 보러 갔다. 찾은 곳은 롯데시네마 대전점. 무얼 볼까 하다가 가장 일정(?)에 잘 맞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보기로 했다.

영화를 보기 전 알고 있던 유일한 사전 정보라면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 출전한 우리 나라 핸드볼 여자 대표 선수단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라는 정도였다. 다들 알겠지만 핸드볼은 각종 세계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대표적인 구기 종목 가운데 하나이지만 막상 국내에서의 대접은 시원찮기 그지없다. 변변한 팀을 꾸리기조차 쉽지 않은 그런 현실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영화에도 그대로 투영된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주요 배역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주요 배우 - 좌로부터 김정은, 문소리, 김지영, 조은지


영화를 이끄는 인물은 문소리(한미숙 역)와 김정은(김혜경 역)이다. 그 다음으로 김지영(송정란 역), 조은지(골키퍼 오수희 역), 엄태웅(국가대표팀 감독 안승필 역)이 큰 비중을 맡고 있다.

영화는 시작하면서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모티브를 얻었지만 실제는 아니라는 부분을 짚고 넘어간다. 그래서인지 영화 속 인물들의 일상을 더욱 가혹하게 내 몰 수 있었고 이들의 표정은 너무나도 어둡고 그들의 어깨는 일상에 지쳐 힘들고 피곤하다. 고된 일상에 찌든 그들의 모습이지만 영화가 마냥 어둡고 답답한 것은 아니다. 김지영과 성지루, 조은지가 코믹한 배역을 담당하여 영화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고 군데 군데 웃음 코드를 삽입하여 지루하다거나 심심하다거나 하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특히 김지영은 걸쭉한(보통의 여자 연기자라면 ‘구수한’이라는 표현을 먼저 떠올릴 테지만) 사투리를 구사하며 영화의 활력을 한층 업그레이드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렇게 작성하고 나니 정작 영화에서 가장 큰 비중을 맡은 문소리에 대한 이야기가 쏙 들어간 것 같은데, 그런 부분까지 이야기해 버리면 이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자제하기로 하였다.

영화의 내용이 다른 스포츠 영화와 비교하여 특별하다거나 하지는 않다. 여느 스포츠 영화와 같이 이 영화도 힘든 과정을 거쳐 역경을 딛고 서로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여느 스포츠 영화와는 달리 격렬함보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점이 가득했던 스포츠 영화로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특별히 시니컬한 감성의 소유자가 아니라면 편안한 마음으로 볼 수 있는(그렇다고 해서 현실과 동떨어진 영화라는 뜻이 아니고) 영화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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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XIFEE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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