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가라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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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손석희 MBC 아나운서가 성신여대로 적을 옮긴다는 사실로 많은 사람들이 웅성인다. MBC에서는 떠나지 말라고 전직을 만류하고 있다 하고, 사람들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이 모든 사실이 그만큼 공정한 균형 감각을 자랑하는 아나운서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 흥미로운 기사를 하나 발견했다. "손석희, MBC 바꾸지 않고 도피하는 것인가"라는 자극적인 제목을 단 기사(오마이뉴스, “손석희, MBC 바꾸지 않고 도피하는 것인가”)였다. 어찌 자신의 꿈을 향해 새로운 항해를 시작하는 선원에게 도피한다는 표현을 할 수 있는 것인지···. 자신에게는 너그러운 잣대를, 상대방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비판이 아닌지···. 그가 MBC를 개혁해야만 하는 의무를 짊어진 것도 아니며, 노예 계약 따위에 얽매여 그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도록 속박된 것도 아닌데 어찌 저런 주장을 할 수 있는 것인지···.


아직 우리 주변에서는 개인의 권익보다 집단을 무조건적으로 우선시하는 경향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많은 경우 집단의 이익을 위해 개인적 바람은 조정을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겠으나 그것을 무조건적인 잣대로 들이대는 것은 옳지 않다. 개인적으로도 이러한 경향은 반대한다. 더욱이, 이에는 현실적인 문제도 걸려 있다. 한 예로, 내 주변의 이공계 연구원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 정도는 보고 들은 바 있는 '이공계 전직 제한' 문제가 있다. 자신의 역량과 노고에 비해 지나치게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던 연구원이라 할지라도, 더 나은 환경으로 옮기고 싶어도 기업의 이익에 반한다는 이유로 그 뜻을 쉽사리 이루지 못한다. 많은 경우, 전직을 하더라도 원래 속해 있던 기업에 피해가 갈 일이 없음에도 그렇다. 방송에서는 마치 전직을 하는 연구원이라면 매번 기업의 핵심 비밀을 빼돌리기라도 하는 양 "이것이 유출되었다면 수 조원의 국가적 손실" 운운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공계와 상관이 없는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중에는 은연 중에 이공계 연구원들은 자신의 권익과 행복을 포기하고서라도 밤낮 연구에 종사하여 "국가와 민족의 이익과 번영"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각오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었다.

이것이 비단 이공계 연구원들에만 국한된 문제이랴. 내가 주변에서 보고 듣고 겪을 수 있는 사람들이다 보니 그런 예를 든 것이지만, 이는 우리 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이니 말이다. 물론, 그런 것에 반하더라도 개인의 이익만을 추구하라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집단주의적인 사고에 휘둘려 개개인의 개성이나 인격, 행복이 무시당하는 사태는 우려스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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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XIFEE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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