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발자국지수

rss
12월 28일자 신문 기사를 살펴 보다가, 생태발자국지수(Ecological Footprint Index)라는 단어를 발견하게 되었다. 한국인처럼 생활하면 지구 2개가 필요하다···.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생태발자국지수는 1.8 ha인데, 2005년 한국인은 3.56 ha를 나타냈다는 것이다. 일단 한국 사람들이 지나치게 많은 자원을 소비하고 있다는 의미로 파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기사에서 제공한 정보만으로는 기사를 판단하는 데 충분치 않다고 생각하여 인터넷으로 이와 관련한 정보를 검색해 보았다. 그랬더니 녹색연합에서는 이미 꾸준히 생태발자국에 관련된 보도 자료를 내 놓고 있었고, 또한 홈페이지에는 간단한 방식으로 생태발자국을 측정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해 두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자료에 따르면, 2003년 한국인의 생태발자국지수는 4.05 ha이었다. 생태발자국지수가 일상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자원을 토지로 환산한 값이기 때문에 생태발자국의 크기는 상대적으로 잘사는 나라가 크게 나오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2003년 자료에서 OECD 20개 회원국의 평균 생태발자국지수는 5.5 ha로, 한국은 평균보다 약 25% 작은 지수를 나타냈다.

관심이 생겨서 조금 더 검색을 해 봤더니, 각국을 상대로 한 생태발자국지수 자료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들 자료에 의하면 한국은 1993년 3.4 ha, 1999년 3.3 ha를 나타냈음을 알 수 있다. Global Footprint Network과 Wolrd Wildlife Fund(WWF)에서 2005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에서 35번째로 생태발자국지수가 높은 나라이다. 중동과 중앙 아시아를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일본 다음으로 높다.. 예상 밖이었던 것은 가장 높은 3개국이 아랍에미리트, 미국, 쿠웨이트 순이었다는 것이다. 미국이야 다들 예상할 수 있었던 것이겠지만, 중동 지역이 최상위권에 포함된 것은 이들 국가가 석유 자원을 많이 소비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여기까지만 보면 우리 나라의 생태발자국지수가 예상보다 나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위에서 보인 결과는 지구 전체의 자원 대 각국이 이용하는 자원을 나타낸 것으로, 지구 전체를 생각한다면 바람직할지도 모르겠지만 각국의 상황을 고려한다면 각국이 가진 자원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다. 아래의 두 그림을 보면 명확해진다. 우리 나라는 지구 전체를 고려한다면 그다지 높은 생태발자국지수가 아닐지 모르지만, 우리 나라만 두고 고려했을 경우에는 남아 있는 자원(미개척 영역 혹은 개발 가능한 영역)이 부족하기 때문에 상태가 훨씬 심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앞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일본, 그리고 우리 나라 순으로 생태발자국지수가 높다고 이야기했었다. 하지만 biocapacity를 고려하면 상황이 다르다. 1997년 자료에 따르면 오스트레일리아는 생태발자국지수와 biocapacity가 각각 7.6, 14.6이며 뉴질랜드는 각각 8.7, 23.0이다. 반면, 일본과 우리 나라는 각각 4.8, 0.7과 3.3, 0.7을 나타낸다. 각국의 biocapacity에서 생태발자국지수를 뺀 값을 ecological deficit이라 하는데, 이상의 결과를 보면 오스트레일리아는 7.0, 뉴질랜드는 14.3, 일본은 -4.1, 우리 나라는 -2.6을 각각 나타낸다. 또한 인구 대국이라 불리는 중국과 인도의 경우에도 {생태발자국지수, Biocapacity, Ecological deficit}이 각각 {1.5, 1.0, -0.5}, {0.8, 0.7, -0.1}을 나타내어 보유 자원에 비해 필요로 하는 생태발자국지수가 더 큰 실정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범지구적 차원에서 살펴 보더라도 인류가 요구하는 자원이 1986, 7년을 기점으로 지구가 가진 잠재적 자원을 넘어선 상태이다. 지구의 biocapacity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인류가 요구하는 자원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은 더욱 가속에 탄력이 붙을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각각의 요소별로 footprint를 분석해 보면, CO2 absorption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즉, 석탄/석유 연료 등 화석 연료를 이용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요즘 각 분야에서 석탄/석유 연료 대신 환경 친화적인 자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이유를 여기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침 우리 나라의 경우도 나와 있었는데, 자원이 부족한 우리 나라는 이미 1960년대 중반 ecological deficit이 마이너스가 되었고, 시간이 갈수록 그 절대값이 증가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1990년대 후반인데, 지속적으로 증가하던 생태발자국지수가 잠시 줄어들었던 적이 보인다. 그래프상으로는 IMF 경제 한파가 몰아닥쳤던 시기인 것 같은데, 경제 현상이 생태 현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결과인 것 같다.
우리 나라의 경우에도 앞서 지구 전체를 예로 든 것과 마찬가지로 화석 연료에 의한 생태발자국지수가 상당하지만 이와 더불어 원자력 에너지에 의한 생태발자국지수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최근에도 핵 폐기물 매립지 선정과 관련하여 많은 문제가 불거졌듯이 앞으로 이 문제는 더욱 심각한 사례를 불러 일으킬 수도 있음을 보여 주는 결과인 듯하다. 앞으로 우리 나라 정책 상 어떤 결론을 내릴지는 더욱 지켜 보아야 하겠지만, 그것이 화석 연료가 되든, 아니면 원자력 에너지가 되든, 결국은 친 환경 에너지로 전환해야 할 과제로 남을 것이다. 다음 두 그래프는 프랑스와 네덜란드의 예를 든 것이다. 프랑스의 경우에는 원자력 에너지가, 네덜란드의 경우에는 화석 에너지가 지극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어떤 경우가 되었건,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막대함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프랑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네덜란드>


다음 자료를 살펴 보면, 생태발자국지수에 관한 자료를 좀더 얻을 수 있다. 링크를 따라 가면 우리 나라 뿐 아니라 중국, 인도, 프랑스, 필리핀, 네덜란드, 북한 등에 관한 자료도 찾을 수 있다. 특히 북한의 경우에는 1980년대 후반, 1990년대 초반 이후 지속적으로 생태발자국지수가 감소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안타까운 것은 이것이 친 환경 정책에 의한 것이 아니라 경기 침체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이다.

Posted by EXIFEED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