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속사진페스티벌: 사진과 사회

rss

오랜만에 대전시립미술관을 찾았습니다. 대전시립미술관은 대전문화예술의 전당, 한밭수목원 사이에 있습니다. 한밭수목원 주차장에 차량을 주차해도 되고 대전문화예술의 전당 주차장에 주차해도 돼서 차량으로의 접근성은 나쁘지 않은 편입니다. 이용 시간은 하절기(3월~10월)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 (수요일은 오후 9시), 동절기(11월~2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수요일은 오후 8시까지)입니다. 폐관 30분 전까지 입장 가능하며, 1월 1일, 설날, 추석, 매주 월요일은 휴관입니다.

관람 시 식음료는 반입을 제한하고 있으며, 플래시를 이용한 사진 촬영도 금지하고 있습니다. 또 평일 오후 3시, 주말에는 오후 2시와 4시에 작품 해설을 해 주기 때문에 이 시각을 맞춰 가면 작품 감상에 도움이 됩니다.


간만에 화창했지만 아직 추위는 완전히 가시지 않아 바람이 불면 싸늘한 기운이 옷속을 파고 들었습니다.


이번 주제는 “미술관속사진페스티벌: 사진과 사회”였습니다. 저희가 찾은 날은 폐관을 하루 앞둔 2월 15일이었습니다.


<미술관속사진페스티벌>은 <사진, 한국을 말하다>라는 대주제를 바탕으로 대전시립미술관 - 사진과 사회: 소셜 아트 (2013.12.06 ~ 2014.02.16), 경남도립미술관 - 사진과 도시 (2014.01.16 ~ 2014.04.16), 서울시립미술관 - 사진과 미디어 (2014.01.28 ~ 2014.03.23), 광주시립미술관 - 사진과 역사 (2014.02.06 ~ 2014.04.13), 이렇게 네 개의 소주제를 릴레이로 전시하고 있습니다. 사진을 통해 현재의 우리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도록 기획했습니다.


전시회의 목적과 의도를 안내 팜플렛에서 일부 인용합니다.
사진은 자연과 인공의 풍경을 담기도 하고 인간 개인의 내면을 다루기도 하며, 나아가 사회의 구조와 현상을 다룬다. 사진은 사회라는 유동적인 피사체를 대상으로 채택하는 순간 필연적으로 객관적 거리두기와 주관적 개입 사이를 오가며 다양한 관계를 맺는다. 이 전시는 사진과 사회라는 프레임으로 사회를 다루거나 사회 속에 뛰어드는 사진예술의 태도와 방법을 ‘비판적 성찰과 참여, 개입, 동행, 공존’ 등의 관점에서 조망한다.
이 전시를 관통하는 또 하나의 관점은 사회와 예술이다. 그것은 사회적 의제보다는 예술적 의제에 천착한 본격적인 모더니즘 시기를 정점으로 점차 사회와 접점을 형성하는 예술로 변모했다. 이 전시가 주목하고자하는 현상은 바로 이 지점, 그러니까 예술이 사회와 구체적으로 관계맺기 시작한 이후의 동시대 상황이며, 그것을 소셜아트(Social Art)라는 비평적 용어로 조망하고자 하는 것이 이 전시의 두 번째 프레임이다.


이건 본 전시와는 상관없는 작품이기는 한데, 대전시립미술관에 입장하면 한가운데에 놓여 있는 “거북선”이라는 작품입니다.




바퀴 달린 탈것이라면 뭐든 좋아하는 아들이 유심히 쳐다본 작품입니다.


흔히 빠루라 불리는 배척과 장도리는 거대 자본이나 권력을, 그 위로 구부러진 못을 개개의 민중으로 비유한 작품입니다.















우리나라의 공공미술의 역사를 요약, 정리했다고 합니다.


서울시의 공공 미술의 현황을 돌아본 사진들입니다. 취지는 참 좋지만 정책의 연속성이 문제가 될 수 있고, 또 작품을 유지·보수하는 비용이 문제로 대두되기도 했던 계기라고 합니다. 설치 미술보다 벽화의 유지 보수 비용이 월등히 많이 들어가 어떤 곳은 벽화를 그리기 전보다 훨씬 보기 흉해진 곳도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부산의 감천문화마을에서는 벽화보다는 설치 미술 쪽에 더 많은 비중을 두어 유지 보수 비용 문제를 어느 정도 덜 수 있도록 했고, 마을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호응도를 높일 수 있도록 했다고 합니다.
















재개발로 곧 철거가 진행될 마을에서 마을 곳곳과 주민들의 모습, 풍경을 기록으로 남긴 작품입니다.


대형 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쇼핑 카트를 접이식 포장마차로 개조해 이주노동자들이 많이 살고 있는 곳에서 그곳 사람들과 어울려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만든 작품입니다. 가게 이름은 목연포차. 설치예술가 유목연씨가 자신의 이름을 따서 만든 것입니다.


얼핏 이곳이 북한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곳. 일본에 있는 조선인학교 학생들의 모습입니다.


가장 호응도가 높은 작품이라고 합니다. 여고생들의 얼굴. 대전 호수돈여고 학생들의 얼굴을 클로즈업한 사진들입니다.


제 눈길을 끌었던 정재철 작가의 “실크로드 프로젝트”입니다. 정 작가는 폐현수막을 모은 후 실크로드를 따라 중국, 네팔, 인도, 이란 등지로 여행을 떠나며 현지인들에게 이 현수막을 나눠 주었다고 합니다. 현지인들은 이 폐현수막을 본인들이 원하는 형태로 바꾸어 사용하도록 했구요. 정재철 작가는 이를 통해 일상이 곧 미술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노순택 작가의 “분단인 달력”. 휴전 이후 남북이 대치중인 상황에서 이와 관련된 사건 사고를 달력에 하나씩 표시해 봤더니 1년 중 단 하루도 분단과 관련이 되지 않은 날이 없음을 알게 됐다고 합니다. 전시가 막바지에 다다라서인지 전시를 보고 나갈 때 한 사람이 1월부터 12월 중 한 장씩을 들고 갈 수 있도록 하더군요.




“이상한 숲 DMZ”. 일본인 작가의 작품이라고 합니다. 보통 비무장지대의 자연 생태를 떠올리면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아 수풀이 우거지고 희귀 동식물들까지도 자유롭게 살아가는 그런 공간을 상상하기 마련인데, 막상 그곳에 발을 내딛고 보니 무언가 기묘하면서도 아름다운 모습에 매료되었다고 합니다. 실상은 남북이 대치중인 상황에서 서로의 동태를 감시하기 위해 수시로 불을 놓고, 또 그러다 보니 한국전쟁 당시 터지지 않고 남아 있던 지뢰가 터지고 하면서 우거진 수풀보다는 듬성듬성 초원이 펼쳐진 풍경, 어딘가 다친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동물들, 그러면서도 너무나도 아름다운 풍경이 참으로 기이했다고 합니다.


어느 새 해가 기울기 시작합니다.





'문화 예술 연예'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파란만장 (2010)  (0) 2014.11.10
겨울왕국(Frozen)의 렛 잇 고(Let It Go) 다국어 및 다양한 언어 버전  (2) 2014.03.21
개인적인 영화 별점 모음 (2010년)  (0) 2010.09.10
라디오  (2) 2010.08.11
나잇 & 데이 (2010)  (0) 2010.07.17
맨발의 꿈 (2010)  (0) 2010.07.05
내 깡패 같은 애인 (2010)  (0) 2010.05.21
타이탄 (2010)  (0) 2010.04.22
모던 보이 (2008)  (0) 2010.04.15
로마의 휴일 (1953)  (0) 2010.04.06
Posted by EXIFEEDI
,